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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 734 호 요즘 인기 드라마의 특징, 웹툰과 웹소설에 기반

  • 작성일 202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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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860
곽민진

  요즘 K-콘텐츠 업계에서 웹툰과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드라마 화제성 1위를 차지하고 있는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도 김빵 작가의 ‘내일의 으뜸’이라는 카카오페이지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의 소재를 기반으로 각색해 청춘과 타임슬립, 쌍방구원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탄탄한 서사를 만들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이다. 이외에도 ‘여신강림’, ‘치즈인더트랩‘, ‘유미의 세포들’, ‘무빙’, ‘지금우리학교는’, ‘미생’, ‘스위트홈’ 등 인기를 얻은 많은 작품들이 웹툰이나 웹소설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리메이크로 드라마화한 작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최근 K-콘텐츠 시장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선재 업고 튀어’ 메인 포스터(사진 출처:https://tvn.cjenm.com/ko/Lovely-Runner/poster/

‘내일의 으뜸’ 메인 포스터(사진 출처: https://page.kakao.com/content/54141894)


웹툰이 드라마화되는 이유



  웹툰의 드라마화가 활발한 것은 한국 콘텐츠 시장만의 특징이다. 할리우드에서도 한국의 ‘웹툰 드라마화’에 대해 관심이 높다고 한다. 그렇다면 웹툰이 드라마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웹툰이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위험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드라마화하는 대부분의 원작은 큰 인기를 얻었거나 특정 팬층이 두텁다는 것이 특징이다. 완결이 나온 내용은 이미 대중에게 검증받았으며 기존 팬들이 있기에 드라마 흥행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 달리 말해 유명 원작의 드라마화는 ‘흥행보증수표’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원작을 보며 내용을 상상한 팬들이 장면의 실제화를 원하는 경우는 거의 완벽히 흥행이 보증되는 경우이다. 그 예로 ‘치즈인더트랩’, ‘경이로운 소문’, ‘이태원 클라쓰’ 등이 있다.


  제작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인 부분이다. 내용 구성을 새롭게 할 필요 없이 원래 인물, 스토리, 소재 등을 가지고 각색을 하면 된다. 작품을 위해 생각해야 할 시간을 줄이게 되면 제작 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데에 걸리는 시간 또한 줄어들며, 상관적 관계로 제작 비용까지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원작이 독자에게 먼저 사랑을 받았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제작사는 배우 섭외와 제작에 투자를 받기에도 수월하다.


  웹툰 플랫폼도 원작의 드라마화에 대환영이다. IP(지식재산권)를 통한 2차 매출 활로가 열리기 때문이다. 현재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원작 웹소설은 3년 전에 완결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최근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매출이 직전 2주 대비 8.2배 상승하였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양날의 검드라마화

  드라마화는 분명 소비 콘텐츠의 다양화와 더불어 장점도 있지만 동시에 단점도 존재하는 양날의 검이다. 

  기존 팬층이 기대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원작 고증이 잘되지 않은 드라마화는 원작의 이미지 소비만을 부추길 뿐이라 혹평을 받기 쉽다. 또, 기존 원작 장면들이 실제 장면으로 구현될 때 한계 역시 존재한다. 제작비가 과도하게 투자되어야 하거나, 기존 역량으로는 구현하기 역부족인 부분, 배우와 감독의 재량으로 다르게 해석되는 부분, 매체의 특성 등 다양한 이유로 일부 각색은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호불호 역시 드라마화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대단한 인기와 사랑을 받은 원작의 높은 기대치를 딛고 드라마화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대중의 눈길이 그들에게 호재이든 악재이든 이후 파장이 클 것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치즈 인 더 트랩 포스터 (사진 출처: https://www.cjenm.com/ko/featured-contents/%EC%B9%98%EC%A6%88%EC%9D%B8%EB%8D%94%ED%8A%B8%EB%9E%A9/)

  실제 ‘치즈 인 더 트랩’은 배우 캐스팅이 원작과 맞지 않다며 비판이 쏟아졌고, 영화 ‘신과 함께’는 스토리 각색을 이유로 혹평을 받은 바 있다. ‘오렌지 마말레이드’, ‘계약 우정’, 2018년 ‘계룡선녀전’ 등은 원작 텐션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시청률 부진과 미미한 관심만을 얻을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열악한 제작 환경 등 웹툰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더불어 드라마·영화업계의 순수 창작물 제작 능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 시장이 그렇다. 신예 작가 등용문인 단막극 프로그램이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기존 제작진마저 웹툰 리메이크에 골몰한다면 창작 기능 자체가 마비될 수 있어서다. 창작품이 화제성 높은 웹툰 작품에 편성이 밀릴 가능성도 있다.

  정덕현 대중 문화평론가는 “웹툰 영상화는 콘텐츠 산업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지만 창작 메커니즘의 붕괴 등 우려도 있다”면서 “웹툰을 잘 각색하려면 ‘이태원 클라쓰’처럼 원작자가 제작에 참여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또 창작 기능 유지를 위해 드라마 작가가 웹툰을 써보는 등의 다양한 형태의 크로스오버 실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시장의 활성화 기대

  웹툰의 장기적 성공을 위해 풀어야 할 시장 내부의 과제들도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설문에 응한 635명의 웹툰 작가가 꼽은 창작 활동의 어려움으로는 과도한 작업으로 인한 정신·육체적 악화(84.4%)와 연재 마감 부담에 따른 작업시간과 휴식 시간 부족(84.3%)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작품 계약 때 서면계약을 체결한 비중이 91.8%로 매우 높으나 그렇지 않다는 응답자도 8.2%에 달했다. 안정적인 창작 토양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 시점인 셈이다. 앞으로 시청자와 창작자 모두를 고려한 보다 발전된 콘텐츠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곽민진 부장기자이윤진 수습기자